Tree, Body and Snow
판매가격 : 28,000
적립금 :1,400
저자 :고천봉
출판사 : 미디어버스 [출판사 바로가기]
크기 :180 x 240 mm
페이지 :520
글 :한유주
디자인 :테이블유니온
한영 번역 :콜린 모엣
ISBN :9788994027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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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Tree, Body and Snow』는 고천봉의 개인전 《hey》(2016.9.18~10.2, 지금여기)와 연동된 책으로, 작가의 두 번째 사진집이다. 고천봉은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을 오갔던 2007년부터 일상을 포착하는 작업을 해 왔고, 이 중 252장의 사진을 추려냈다. 

책은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모든 장의 첫 페이지에는 ‘想(생각 상)’이라는 글자와 순서를 나타내는 숫자만이 표기되어있을 뿐이다. 이는 언어로 이미지를 해석하는 읽기 행위를 지연시키고, 독자로 하여금 지면 위에 나열된 이미지들의 시각적 운율과 뉘앙스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다. 각 장에 배열된 사진들은 서사를 재현하지 않는다. 저자는 “의미로 읽는 대상이 아니라 시각적인 음성을 보여주는 것”에 관심이 있음을 밝힌다.  

이미지의 긴 여울을 모두 지나고 나서,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몰아넣은 각 장의 제목을 읽은 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이번에는 언어와의 연관 속에서 이미지들이 다시 엮일 것이다. 1장의 제목 ‘Colour'는 사물이나 자연물의 색상을 유심히 살펴보도록 유도하고, 3장의 제목 ‘Matter'는 물, 모래, 시멘트, 타일, 비닐 등과 같은 물질(Matter)과 이미 벌어진 어떤 사건(Matter)을 포착한 이미지의 꾸러미로 의미화된다. 프레임이라는 공간 안에서 물질과 사건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소설가 한유주는 이 책을 보고 “남이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여행하는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면, 고천봉 작가는 무엇을 볼까” 상상하며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을 썼다. 이 글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소설가와의 협업을 통해 『Tree, Body and Snow』는 이미지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과 몇몇의 언어들, 그리고 한 편의 소설은 서로를 마주하지만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예술적 결과물로, 독자를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이끌 것이다. 


목차

Colour
Reflection
Matter
Harmony
Apparent
Portrait
Voice
Community
Augenblick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한유주)


추천사

홍진훤(사진가, 공간 ‘지금여기’ 운영자)
사진을 들추다 보니 아주 익숙하고 아주 낯선 풍경이 겹친다. “이곳은 어디입니까?” “이것은 사진입니다.” 사내가 대답했다. “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것은 사진입니다. 그뿐입니다.” 그는 갑자기 손가락을 들어 하늘의 달을 가리켰다. “사실 중요한 것은 검은 허공입니다.” 조그만 사진기를 든 한 사내와의 대화를 상상하며 想이란 문자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의 제목에 대해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은 문자가 아닌 사진일지도 모르겠다. 한문도, 한글도, 영어도 아닌 그저 . 이 책의 사진과 글 그리고 디자인과 물성. 집요하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사진을 사진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전가경(디자인저술가, 사월의눈 대표) 
누군가의 무의식 혹은 기억을 염탐하는 듯한 9장으로 구성된 고천봉의 나른한 사진들. 그리고 그 시리즈 마지막에 12페이지의 지면을 배정 받아 자리해 있는 한유주가 쓴 '수면'과 '이면'에 관한 단편소설. 고천봉의 사진과 한유주의 소설은 '허구'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며 그렇게 납작하게 포개져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한 편의 '사진소설'이 여기 탄생했다. 

송수정(사진비평가)
습관처럼 매순간 카메라와 동거하며 스냅샷으로 건져낸 고천봉의 일상은 한 장 사진으로는 의미가 있거나 없다. 어떤 장면은 웃기고, 어떤 사진은 노출이 완전히 날아갔으며, 어떤 풍경은 몹시 상투적이다. 그러나 이 산만하고 파편적인 이미지들이 앞뒤로 연결되는 순간 종횡무진의 시각 여행이 시작된다. 한국과 중국과 미국을 넘나들며 자랐던 그의 이력처럼, 사진 속 장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 채 속도감과 긴장감마저 지닌다. 『Tree, Body and Snow』에서 사진은 본 것의 기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연상 게임이 된다.

이승연(사진가)
이 사진가가 일상에서 행했을 무수한 행동들이 두서없이 떠올라 적어 내려갔다. 사실은 그 자리에서 몇 천 개도 더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중에는 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동사들 (산의 정상까지 올라간다, 바닥의 나뭇잎을 발로 쓱 치운다, 귀를 살짝 문다, 코피를 흘린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동사들 (탄다, 내린다, 쫓아간다, 이해한다)도 있었다. 왜 끝없이 떠오르는 것일까? 나열해 놓은 동사들 사이에 갇혀 혼란을 느끼다가, 나는 어느새 그것들을 조합, 재조합해 나가면서 규칙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각각의 동사들이 이제 내게는 고천봉을 이루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되었다.


저자 소개

고천봉
한국과 중국, 미국을 오가며 일상에서 마주친 사건들을 기록한 사진들을 아카이브하고 기존의 맥락과 질서가 사라진 그 이미지들 더미에서 새로운 시각적 서사를 모색한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20’, ’진풍경’, ‘디즈니랜드’ 등 여러 시리즈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사진집 『이태원랜드』(2015)를 출간했다. 단체전 《Open-end(ed)》(서학동 사진관, 2016)에 참여했고, 개인전 《Hey》(지금여기, 2016)를 열었다. 


책 속에서

“저는 허구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내가 말했다. 오늘 당신과 보낸 한 시간을 허구로 가공할 수도 있겠지요. 그걸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내가 물었다. 허락하고 말고 할 것도 없겠지요, 그가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실은 전 소설을 잘 알지 못하고, 별 관심도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제 평소 생각은 이렇습니다. 글이 묘사하지 못하는 것을 사진은 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예를 들면 여기 호수가 있지요. 전 호수를 글로 묘사해야 할 때, 호수는 호수다라고 쓰는 것 이상으로 정확한 묘사, 그런 것도 묘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아무튼 그런 문장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묘사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저 호수를 찍으면 되지요. 사진 속 호수는 그 자체로 호수니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가 입을 열었다. 제가 호수의 수면이 반사하는 햇빛의 일부만을 찍는다면, 그건 호수입니까? 그가 물었다. 제가 호수를, 그러니까 누가 보더라도 호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 호수의 일부를 찍고 그것이 강이나 바다라고 한다면, 그건 호수를 찍은 사진입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실은 침묵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여전히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한유주, 「나는 사진가가 아닙니다」, 494-4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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