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보스토크 VOST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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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보스토크 [출판사 바로가기]
크기 :170×240mm
페이지수 :192
언어 :한국어
디자인 :물질과 비물질
ISBN :979-11-959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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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새로운 사진 잡지 『보스토크 매거진』의 창간호, 
「페미니즘 : 반격하는 여성들」 

『보스토크 매거진』은 새롭게 탄생한 젊고 대중적인 사진 잡지다. 특히 사진과 현대미술과 디자인, 문학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생한 지식과 작업을 다룬다. 창간호의 주제는 「페미니즘 : 반격하는 여성들」로, 기존 사진계의 성적 위계를 전복하는 국내외 여성 작가와 필자들의 사진과 글을 폭넓게 싣고 있다. 한편으로 문학비평가 황현산, 사회학자 서동진, 잡지의 편집인이기도 한 북 디자이너 정병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탁월한 필자들의 글이 알차게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출판사 서평

지금 우리에게 도래한 가장 새로운 사진 잡지 
가장 젊은 감각의 사진과 날카로운 비평, 최고의 필자들의 조화  


사진잡지 『보스토크 매거진』의 창간은 온,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화제가 되었다. 잡지가 출간되기 전, 표지와 목차 이미지, 참여하는 작가들과 주제를 소개한 목차만으로도 창간호는 3천만 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고, 게시물은 2천 번 가까이 공유되었다. 
  그렇게 출간된 『보스토크 매거진』의 창간호는 문학비평가 황현산의 유려한 에세이로 시작한다. 그의 글감은 놀랍게도 패션 사진가 레스(LESS)가 찍은 관능적이고 농염한 키스 사진이다. 황현산은 한용운과 김소연, 김록의 시를 가볍게 넘나들며 사진 속의 날카로운 키스와,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에 대해 매혹적으로 서술한다. 이어지는 것은 사회학자 서동진의 글이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우병우 수석의 검찰 조사 모습을 찍은 조선일보 사진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에 멈추지 않고 사진 이면의 세계를 읽어내는 능력을 잃고 있는 지금의 세태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첫 특집 주제, “페미니즘: 반격하는 여성들”

  여기에 이어지는 것은 잡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묵직한 특집 주제다. “페미니즘: 반격하는 여성”이라는 제목을 단 『보스토크 매거진』 창간호의 특집은 아홉 개의 코너로 이루어진다. 새로운 사진 잡지가 첫 주제로 페미니즘을 다루는 까닭은 무엇일까? 창간사를 쓴 비평가 김현호는 이에 대해 사진의 역사가 주로 ‘근대화된 국가의 중산층 비장애인 남성’ 위주로 서술되어 왔으며, 우리 시대의 사진은 ‘가혹한 제련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세계 페미니즘 예술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4세대 페미니즘 논쟁을 연구자 어경희가 다루고, 페미니스트 미술비평가 오경미는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배병우의 사진이 어떻게 낡은 한국적 정신성을 재현하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국내외 가장 논쟁적이고 뜨거운 여성 사진가들의 작업과 이야기 

  그러나 이 잡지는 비평지나 문예지처럼 무겁다기보다는 지식과 감각이 예민한 미적 조화를 이룬다. 김신식(문학과사회 편집동인)이 기획한 큐레이션 화보 “지속된 항변”에서는 애쉴리 아미타지, 버스 비온텍, 페트라 콜린스 등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논쟁적인 여성 사진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짚는다. 박지수(보스토크 매거진 편집장)이 기획한 큐레이션 화보 “너와 나 사이의 심호흡”은 지금 한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여성 사진가 여섯, 즉 하시시 박과 니나 안, 박의령, 이민지, 황예지, 이수안의 작업을 골라서 소개하고 작업에 대한 간략한 인터뷰를 싣는다.
  또한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여성 사진가들의 생생한 좌담도 수록되어 있다. 신선영(<시사in>사진기자), 이서연(AZA스튜디오 사진가), 정운(<워커스>사진기자)이 이야기하는 각자의 사진 노동과 현장에서 경험한 성적 불평등 현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한국 사진 현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기사들과 새로운 잡지의 형식 실험 

  한국 사진 현장과의 긴장감도 놓치지 않는다. 보스토크 매거진 편집부가 직접 조사한 한국 사진계 성폭력 사례 설문 결과와 그것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는 기사와, 최근 두 달간 열린 모든 사진전시의 목록을 소개하고, 주목할 만한 전시에 대해 네 명의 작가, 비평가, 편집자가 나누는 좌담도 수록되어 있다. 각 참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근래 최고의 사진 전시를 거침없이 밝힌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형식적 실험이다 <보스토크> 매거진의 편집인인 한국 최초의 북 디자이너 정병규가 젊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유지원, 사진비평가 김현호와 함께 일본의 거장인 사진가 나라하라 잇코와 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가 만든 사진집 <빛의 회랑>을 분석하는 코너가 눈길을 끈다. 단순히 책의 컨텐츠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물성, 서체, 제본에 이르기까지 책을 해부하듯 들여다본다. 수전 손택의 에세이인 <사진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에 미술평론가 김정현이 손으로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단 책의 일부를 그대로 삽입하여 보여주는 시도 역시 신선하다. 

차례 

[창간사] 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_ 김현호 _ 006
[포토에세이 01] 키스, 눈을 감고 혹은 눈을 뜨고 _ 황현산 _ 008
[포토에세이 02] 사진을 읽는다는 것 _ 서동진 _ 012
특집 <폐미니즘 : 반격하는 여성들>
[큐레이션 01] 지속된 항변 _ 김신식 _ 024
[에세이] 셀피 페미니즘: 소녀취향, 그 핑크빛 코쿤에 관하여 _ 어경희 _ 032
[클래식] 수전 손택, '사진은 의견이다. 아니, 의견이 아닌가?'에 침입하기 _ 김정현 _ 045
[비평] 한국적 정신성이라는 낡은 용광로 _ 오경미 _ 063
[큐레이션 02] 너와 나 사이의 심호흡 _ 박지수 _ 070
[화보] 당신이 언젠가 했던 말 _ 한국여성민우회 _ 108
[레포트] 사진계 성폭력 사례 설문조사 _ 편집부 _ 116
[토크] "너님들이 둔한 거임!" _ 신선영, 이서연, 정운 _ 122
[사진이야기] 핀업 걸 마를린 먼로의 웃음과 눈물 _ 김현호 _ 134
[사진집 아나토미] <빛의 회랑> : 나라하라 잇코/스기우라 고헤이 _ 정병규, 유지원 _ 140
[사진전 셔틀] 당신의 베스트, 나의 베스트 _ 김익현, 이기원, 박지수, 홍진훤 _ 156
[포토 로망] 이브 _ 김인정 _ 176
[마감 후기] 메일, 링크, 칼럼 _ 박지수 _ 192


책속에서

이것은 유쾌한 이야기다. 우리는 새로운 사진 잡지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낸다. 이 잡지는 한국의 사진 지형에 어떤 깊은 균열을 낼 것이고, 이 작은 세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세계는 우리에게 일상적인 절망을 충분히 공급한다. 그러므로 포기하거나 도망칠 이유는 언제나 풍부하다. ‘사진계’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것의 제도적 기반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잡지는 컨텐츠를 팔아서 존속할 수는 없으니 독자보다는 광고주의 이익에 복무해야 한다는 오래된 셈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VOSTOK 매거진은 더 나은 세계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사진학과와 상업 갤러리, 비엔날레와 예술 기금이라는 토대로 구성된 이 작은 공간 외부에도 유의미한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의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시대의 출판 환경에서 충분히 지속가능한 자생력과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사진 잡지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VOSTOK 매거진이 다루는 것은 사진과 현대미술, 디자인, 독립출판 등이 맞닿아 있는 경계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지식과 예술이다. (p.6 김현호, <창간사-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키스하는 연인은 한 개의 섬과 같다. 한 연인의 의식은 다른 연인의 의식속에 삼켜진다. 의식이 의식 속에 들어갈 때 한 개 의식은 다른 한 개 의식의 은폐막이 된다. 그들은 비평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자리에 있다. 그들에게는 감시도관찰도 없다. 그러나 사진 속의 그들은 사실 카메라 앞에 있다. 관찰자의 눈앞에서한 개 의식은 다른 한 개 의식 속에 삼켜지지 않는다. 그들은 저 관찰자의 시선으로 서로를 보고 자신을 보고 키스하는 자신들을 본다. 키스하는 자신들을 보고 키스를본다. 눈을 감으면서 동시에 뜨고 그들은 사랑의 행위를 하는 자신들을 본다.키스는 없고 키스하는 사람만 있다. 아니 키스하는 사람은 없고 키스만 카메라에 들어온다. 빛이 터진다. 또는 터진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키스는 여전히 날카롭다.(p.11 황현산, <키스, 눈을 감고 혹은 눈을 뜨고>)

이 사진들은 무엇일까. 현실의 비판적 분석과 읽기를 위해 제작된 이 잡지에 실린 지나치다 싶으리만치 도열한 사진들을 보고 나는 또 가벼운 멀미를 느낀다.이것은 읽기를 위한 텍스트라기보다는 어떤 분위기 혹은 기분으로서의 세계를 나타내는 것 아닐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객관적 세계를 읽는 주체의 이성이라는 구분에 저항하며, 주체도 객체도 아닌 것으로서의 세계를 말하기 위해 존재라는 개념을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른다면 우리는 현실을 읽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stimmung, mood)로 체험한다. 그렇다면 사진은 분위기를 전달하는 힘의 전동벨트일까.
아마 오늘날 사진은 그런 합의에 이른 듯이 보인다. 사진은 세계에 대하여 말하기보다는 세계를 ‘열어-밝히는’ 존재의 기분을 전하려 애쓰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여전히 사진과 현실의 변증법을 존중하는 내게 그런 합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연히 서가에서 끄집어낸 책에서 세쿨러의 분위기 없는 그러나 명철한 사진을 읽으며, 세상을 떠난 그가 그립다.(p. 15 서동진, <사진을 읽는다는 것: 앨런 세쿨라(Allan Sekula)를 그리워하며>)

최근 미국의 페미니스트 미술 담론 내에서는 더빈을 비롯한 제4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들의소녀 취향이, 보다 과감하고 반항적이었던 앞선 세대의 페미니스트 미학에 비해 반동적이고 퇴행적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요구했던 ‘예쁘고 순수한 소녀’ 판타지로부터 서구의 여성들이 어느 정도 해방되었기 때문에 진입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실험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가부장제와의 전면전을 치렀던 지난 세기의 페미니스트들은, 완전무장을 갖추려다 결국 내면의 소녀들을 버리고 앞으로 전진해야만 했다. 오늘날 제4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들은 그 잃어버린 소녀를 되찾기 위해 과거라는 폐허 더미로 되돌아가는 잠수부들과도 같다.(p. 31 어경희, <셀피 페미니즘: 소녀취향, 그 핑크빛 코쿤에 관하여>)

“나는 ‘나’를 17살부터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기억을더 듬어보면 그땐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도않았고 인스타그램도 없었다. 나는 무심하게 사진을 쌓아두고 있었다. 폴더를 뒤져보면 발가벗고 얼굴에 꽃게를 올려두고 찍은 사진도 있고 피를 줄줄 흘리며 찍은 사진도 있다.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성향이 셀프 포트레이트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나는 이 행위가 다른 사람들이 샤워하면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과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이의 초상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장 편한 피사체를 꼽으라면 그건 ‘나’다. 다른 사람은 원하는 표정을 끌어내야 하는데 나는 별다른 설명 없이 어딘가 툭 갖다 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재밌는 인형쯤 된다. ‘나’는 시간 맞추기도 편하고 언제든 사진 찍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말이다. 인형놀이를 하고 싶은데 마땅한 인형이 없으니 내가 인형이 됐다고 해야 할까. 나는 ‘나’라는 인형을 굉장히 좋아한다.(p.107 큐레이션 화보 <너와 나의 심호흡> 중 작가 황예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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