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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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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데이터 사회’는 인간 신체의 모든 발화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자원들이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되어 자본주의적 생산의 중심 추동력이 되고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자본 가치와 신체 통치를 구성하는 신흥 테크노자본주의 사회를 일컫는다. 이 책은 뉴미디어와 스마트 환경, 특히 데이터 사회라는 오늘날의 최첨단 기술 현실 속 창작과 제작의 물질적 조건 변화에 주목한다. 이제까지 예술은 테크놀로지를 표현의 미디어로 삼기도 했지만, 현실을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읽을 수 있는 세계관이나 기술 환경의 틀로 보기도 했다. 자본주의 테크놀로지가 물질계와 의식계 모두에서 인간 삶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후자의 입장, 즉 구조적 환경으로서의 테크놀로지에 더욱 우리의 성찰적 감각의 촉수를 좀 더 들이밀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술의 사회 현실 개입에 관한 미학적 입장이나 방법론을 ‘사회미학’ 혹은 ‘사회 속 예술’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 책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사회미학적 실천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새롭게 우리의 의식을 차츰 장악해 나가는 데이터 사회라는 체제에 맞설 새로운 여백과 틈을 마련하기 위해 동시대 창·제작 이론 및 현장 안팎에서 새로운 방법과 무기를 발견해보고자 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데이터 사회미학의 전망은 동시대 기술 권력에 대한 비판적 해독과 이에 대항한 실천 미학적 상상력의 구성과 확장에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회미학의 갱신과 관련해 기술문화에 대한 비판적 논의 기반을 풍부하게 만들고자 한다.

(‘들어가면서: 데이터 사회의 미학과 정치’ 중에서 발췌)


목차


I. 데이터 사회 미학의 토픽들

포스트온라인 시대 예술의 조건

백남준의 위성아트와 동시대성

신체-기계관의 진화,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

테크노 계보학적 문화(사) 연구

기술문화 주체의 역사화 문제


간주: <디지털야만>에 관하여


II. 테크놀로지-정치-미학적 감수성의 배치

헤테로토피아와 사회-예술 대항력

커먼스와 파토스의 광장 미학

비판적 수작(手作) 문화와 네오-장인 감각

모바일 아티비즘

미디어 감수성과 기록의 문화정치

나오면서 - 데이터 사회 미학의 물질적 조건

색인


책 속에서


“포스트-미디어 ‘이후’ 논의의 시작은, 그래서 동시대 문화실천과 예술계 자장에서 보이는 기술이 주는 신종 비전과 창작 조건의 변화에 열광하는 방식이 아니라 좀 더 기술 비판적이고 성찰적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 ‘이후’ 논의의 지적이고 감성적 부산함은, 겉으로는 핵폭탄급 위력을 지닌 기술혁명의 여파에 대한 합리적 수용론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기술문화와 이에 인접한 사회미학에 기댄 예술 내부의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 삶의 영역 전반에서 팽배했던 온라인 급진성이 테크노자본주의적 포획과 투항으로 크게 나타나고, 디지털 문화정치의 낭만적 비전이 인터넷 초창기와 달리 광범위하게 후퇴하고 있는 정세가 그 증거다.”


( “포스트온라인 시대 예술의 조건”, 『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28-19쪽)


“자본주의 통치 권력은 우리 사피엔스 신체와 범생명체 안에, 그리고 주위에서 도사린다. 불사의 탐욕과 자본 물신의 욕망으로 포스트휴먼 신체 안팎에 새겨넣은 테크노 자본주의의 상징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또렷해져 간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는 기술 현실은 사실상 또 한 번 포스트휴먼의 존재론적 진화를 요청한다. 스마트폰은 몸으로 틈입해 들어오면서 인간의 감각을 재구조화하고 개별 주체들을 네트워크에서 흐르는 가분체적 데이터로 바꾸고 자본주의적 생산의 자원으로 소환하고 있다. 데이터 사회는 인간 주체들을 잘근잘근 데이터 단위로 잘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해 새로운 가치의 자원으로 삼으려 한다. 동시대 데이터 사회의 포스트휴먼 주체는, 더욱 더 권력에 의해 분절되고 필요에 의해 해체되는 데이터 가분체 덩어리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포스트휴먼의 미래 진화 방향은 이렇게 데이터 자본이나 생체·생명 자본으로 불리는 글로벌 파워 엘리트들의 욕망에 포획될 확률이 높다. 신체의 확장, 영생과 불멸의 꿈을 사기 위해 돈을 지닌 자는 기꺼이 그것에 지불할 것이고, 그럴 능력이 없는 자는 자신의 몸을 생체 실험대 위에 눕히거나 생체 시장에 자신의 몸과 신경 데이터를 내다 파는 위치로 전락할 것이다.”

(“신체-기계관의 진화,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 『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77-78쪽)

 

“물질과 지식의 공유지 논의와 함께, 우리가 이제 좀 더 새롭게 주목해서 봐야할 비물질 영역이 하나 더 존재한다. 이는 인간 감성과 창·제작 표현의 공통 영역이다. 난 이를 지식(로고스)의 공유지와 보완 관계로 두고, 일단 ‘파토스pathos의 공유지’라 따로 떼어내 명명하고자 한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아마도 이 개념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무수하게 스쳐 지나갈 것이다. 지식 공유지와 달리 파토스의 공유지, 즉 인간 창·제작의 자원을 담는 정념의 논리는 무엇일까? 그것이 왜 굳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한 순간 물질·비물질 공간에 새기는 예술적 창·제작의 결과물들은 휘발성이 강한 특성을 지닌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파토스의 자원을 어떻게 물질과 지식 공유지처럼 사회적 증여의 가치로 가져올 수 있을까? 물질과 지식의 공유지와 달리 공통의 예술적 열정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생산하고 이를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커먼즈와 파토스의 광장 미학”, 『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220-221쪽)


“향후 수작의 사회적 감각은 예술의 사회미학적 상상력을 끌어올 때만이 더 풍부해질 것이다. 사회 현장과 밀접하게 연결된 예술 창·제작을 통해 이의 역설계적 상상력과 현실 비판적 능력을 계속해 실험하는 일은 동시대 기술 권력에 맞서는 가장 큰 대중의 역능이다. 이는 비판적 수작문화를 위한 상상력의 근원이자 급진적 기술 설계의 원천이다. 예컨대 넷아트, 바이오아트, 디지털아트, 모바일아트, 정보아트, 전술미디어 등의 급진적 예술 부문들과 그 경계에 서서 실험을 행하는 창·제작 영역에서 수작의 사회 비판적 가능성들을 끊임없이 끌어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궁극에 비판적 수작문화를 통해 우호성, 탈성장de-growth, 회복력 등 느리더라도 공존과 공동의 호혜적 가치를 보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문화적으로는 스펙터클과 놀이의 소비주의에서 벗어나 수작의 도움을 얻어 시민의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테크노문화 구상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수작은 바로 21세기 대안적 기술 프레임을 짜는 일이자 기술(만능)주의로 자행되는 다양한 생명 착취와 물신을 막는 유효한 실천의 길이다.”

(“비판적 수작(手作) 문화와 네오-장인 감각”, 『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248-249쪽)


 


 


“모바일 아트는 결국 기술에 대한 아방가르드 실험정신을 이어받고 동시에 기존 정보 아트(예술), 문화간섭(문화), 전자저항(정보 테크놀로지), 전술미디어(대안미디어) 등 각 계열들로부터 그리고 이들 계를 넘나들며 자양분을 얻어 이를 문화실천의 현장에 응용할 때만이 신생 장르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영역 사이의 상호 연계와 섞임 현상이 장차 모바일 아트를 상징하는 중요한 특징이 되어야 한다. 각 영역을 넘어서 극장, 거리 시위, 해프닝, 실험영화, 문학, 사진 등 아티비즘의 계열로부터 모바일 아트의 새로운 문화실천의 조합이 만들어져야 한다. 모바일 아트의 위상은, 결론적으로 “행동주의, 예술·저항문화, 미디어 그리고 부상하는 기술 실험의 특수한 접합”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본다. 나노기술, 소셜웹, 빅데이터, 스마트 앱 등의 이름을 달고 나타나는 첨단 기술의 영역은 이미 인간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기도 전에 우리를 너무 쉽게 유혹하고 포획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이미 역사적으로 실패한 혁명과 실험들로 치부하기 전에, 다다이즘, 상황주의와 플럭서스 등 아방가르드적 경험들로부터 기술지상주의에 면역력을 쌓고 기술을 지혜롭게 부리던 사유와 창·제작의 깊이를 더 익힐 때다.”


(“모바일 아티비즘”, 『데이터 사회 미학: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아티비즘』, 274-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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