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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 손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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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670
저자 :코가와 테츠오
출판사 : 미디어버스 [출판사 바로가기]
크기 :130x190mm
페이지수 :380
옮긴이 :최재혁
교정교열 :노경수
디자인 :양민영
ISBN :978-89-9402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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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을 이해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서울 용산을 연상시키는 아키하바라는 오타쿠 문화나 제작 문화를 통해 일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관문 가운데 하나이다. 『아키바 손의 사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교육자, 미디어 활동가, 영화 비평가인 코가와 테츠오의 다양한 활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저서 가운데 하나이다. 1980년대 이후부터 코가와 테츠오는 자유라디오(Free Radio) 운동을 통해 전세계 미디어아트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그가 진행했던 소출력 라디오 송신기 제작 워크숍은 이 책에서도 상세하게 나와 있듯이, 유럽과 한국, 미주 지역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그의 활동을 확장시킨 중요한 도구였다. 제작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송신기는 참여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FM 신호를 송출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특히 이 활동은 코가와 테츠오 활동의 근간이 되는 ‘네 스스로 만들어라(Do It Yourself)’ 문화의 핵심과 공명한다.


이 책은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크게 ‘망각의 아키바’와 ‘손의 사고’, ‘손의 여행 일지’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에서 시작하는 ‘망각의 아키바’는 TV 키트를 제작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어떻게 지금의 자신을 이끌었는지 설명한다. 특히 과거 ‘아키바’의 폐쇄적이면서도 독특한 문화는 작가로써 코가와 테츠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아키하바라 지역의 변화를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아시아 지역의 전자상가 문화에 대한 고찰까지 다양한 논의를 풀어놓는다.


‘손의 사고’는 이렇게 형성된 작가의 정체성이 어떻게 미디어 활동가로써 구체화되었는지 개념과 중요한 인물들을 다루는 챕터이다. 전설적인 미디어 액티비스트인 디디 할렉과의 만남이나 다형성의 라디오 같은 작가의 중요한 개념들이 이 챕터에 등장한다.


책의 3부에 해당되는 ‘손의 여행 일지’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진행했던 소출력 라디오 송신기 워크숍을 중심으로 서술된 여행 일지이다. 미국과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와 한국의 서울까지 그가 돌아다닌 지역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독자는 그의 여행 일지를 통해 2000년대 초반 전세계 미디어 아트와 미디어 활동가들의 생생한 모습을 유추해볼 수도 있다.


책의 부록에는 코가와 테츠오가 쓴 중요한 텍스트 2개가 수록되어 있다. 「다형성의 라디오의 향하여」는 자유라디오나 라디오아트의 맥락을 ‘다형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독창적인 방식으로 전개한 글이다. 여기에서 그는 일반 FM 방송과 같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대신에 소출력 라디오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라디오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기술한다. 두 번째 글인 「라디오아트 선언문」은 2008년 영국의 뉴캐슬에서 열렸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위해 쓴 강연 퍼포먼스 대본으로, 아도르노와 들뢰즈, 가타리를 경유하면서 라디오아트의 가능성을 이론적이고 실재적인 관점에서 검토한다.


『아키바 손의 사고』는 1941년 생으로 현대예술가이자 미디어 액티비스트로 살아온 그의 경험과 지식이 집약된 책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한 근대적 인간이 어떻게 지역과 장르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키고 라디오를 하나의 급진적인 매체로 사유하고 활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의 미니FM 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로써, 예술과 사회를 매개하는 매체로써 라디오를 고민하고 활용했다. 동시에 그는 일본 사회를 넘어 전세계와 소통한 아시아 작가로, 특히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중요한 예술가이자 이론가, 비평가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의 다양한 활동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특히 이 책에는 즉흥실험음악 연주자인 류한길이 그린 드로잉 10여점이 포함되어 있다. ‘점액 곰팡이 다이어그램’이라는 이 드로잉은 라디오 신호 수가 늘어남에 따라 확산되는 곰팡이의 모습을 유형학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류한길 작가의 가설은 주파수를 재료로 작업하는 코가와 테츠오의 예술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목차


Ⅰ. 망각의 아키바


망각의 경계 — 15   


TV 키트 — 32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역풍 — 37   


납땜 퍼포먼스 — 41


DIY 정신 — 58


정크숍 — 62


수상쩍음의 행방 — 72


도시가 도달할 곳 — 83


스튜와 오목밥 — 91


 


Ⅱ. 손의 사고


기계와 신체 — 105


아트의 탄생일 — 111


손으로 사고한다 — 121


지리적 거리의 종말 — 128


다형성 라디오 — 134


무선적 상상력 — 144


디디 할렉 — 154


슬로라이프 — 163


카피라이트 프리 — 172


파탄만상 — 181


 


Ⅲ.   손의 여행 일지


그라츠 / 빈 / 베를린 / 뉴캐슬 / 서울 / 리스본 / 래스고 / 라이프치히 — 201


 


Ⅳ.   실패와 성공 — 예인의 길


런던에서 생긴 일 — 327


 


후기


부록


다형성의 라디오를 향하여 — 349


라디오아트 선언문 — 365

                                                                    


저자 소개


코가와 테츠오는 1941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자유라디오와 미디어 철학, 정보 기술, 영화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자이자 활동가이다. 도쿄경제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디어 이론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은퇴해서 오사카 인근에서 거주하고 있다. 소규모 라디오 운동의 맥락 안에서 미니FM 송신기 제작 워크숍을 전세계 예술 기관과 함께 진행했으며, 라디오아트 작가로 유럽과 북미 지역의 다양한 도시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자신의 글과 자료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고 있다. http://anarchy.translocal.jp



역자 소개


최재혁

도쿄예술대학에서 일본 및 동아시아 근대 미술을 전공했다. 근대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전개되었던 시각 문화의 경합과 교차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아트, 도쿄』(공저)가 있으며, 『무서운 그림 2』, 『나의 조선미술 순례』,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등을 번역했다.



그림 


류한길

1975년 서울 출생. 소리와 소리에 결부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책 속에서 


“원래부터 나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약하다. ‘아키바를 라디오 아트의 거점으로!’라는 식의 발상을 어렴풋이 가졌으면서도 강한 의지를 갖고 실현해 나갈 노력은 하지 않았다. 결국 노마드인 셈이다. 아니, 아키바를 돌아다니는 동안 나 역시 노마드 아티스트가 되어 버렸다. 아키바에는 인간을 노마드로 만드는 요소가 잠복해 있는 듯하다.” (52페이지)


“아시아는 비슷한 성격을 가진 거리가 여러 곳이다. 타이베이의 중화루(中華路)는 아키바와 흡사하다. 싱가포르에서도 전기전자 관련 숍이 모여 있는 건물을 보았다. 서울의 용산전자상가는 ‘서울의 아키바’라고 불리기도 한다기에 가 봤더니 터무니없는 표현이었다. 아키바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전자 부품과 컴퓨터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가 본 적은 없지만 베트남에도 그런 곳이 있지 않을까? 밴쿠버의 라디오 수리공 중에 유독 베트남 이민자가 많다는 점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아키바 같은 거리는 아시아 특유의 현상일까? 아시아 문화가 어디선가 연결되고 있다는 뜻일까? 잡다한 공간성은 분명 아시아의 거리나 실내가 지닌 특징이다. 편의점이 좋은 사례다. 결코 넓지 않은 공간에 식품에서 문방구, 책과 잡지, 의류, 콘돔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을 자질구레하지만 얼추 갖추어 놓았다. 이러한 유형의 상점은 미국에도 유럽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92페이지)


“이러한 상황보다 더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처럼 “어떤 것도 권리다, 특허다”라며 시끄럽게 구는 나라에서 일단 ‘카피라이트 프리’라는 조건이 주어지면 말도 안 될 정도로 해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차이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미국은 지적재산권으로 꼼짝달싹 못하면서 창조성을 훼손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지만, 잠깐이나마 저작권이 해제되면 엄청나게 창조적인 일이 생겨날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사회 경제 시스템은 이윤과 효율을 한없이 추구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자본주의와는 이미 다른 것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이 상황이 전면적으로 노출되는 현상을 국가가 갖가지 수단으로 억제하는 것이 현재의 모습 아닐까?” (177페이지)


“내가 미니FM의 자유라디오 운동에 개입하고, 1980년대 초반 일본 해적 방송국에 관여했지만, 라디오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고로 발전시켰을 때 그것을 자유라디오라고 부르는 게 적합한 것인지 모르겠다. 나의 경험은 라디오의 극한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제 라디오는 예술가를 위한 자기 표현 형식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모두 자유나 민주주의 같은 용어와 동일한 매트릭스, 즉 근대성에 속한다. 1990년대 우린 ‘자유라디오’라는 표현을 은퇴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니FM이 자유라디오의 틀 안에서 기술될 수 없다고 해도 말이다. 그것은 신호가 너무 약해서일 수도 있고, 공동체 라디오처럼 대중매체에 대한 ‘대안 라디오’가 되기에 ‘자유라디오’는 너무 특별한 것일 수도 있다.” (35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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